[] 2008-08-01 | 조회수 : 7,656
출산 후 어혈치료에 대하여
산후에 한방에서는 산후삼찰(産後三察)이라고해서 반드시 살피는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소복통과 오로의 상태를 통한 어혈의 유무를 파악하는 것이고,
둘째는 대변 상태를 통한 진액(혈액, 호르몬, 체수분 등)이 부족하지 않은지를 살피는 것이고,
셋째는 모유량을 살피는 것이다.
이중에서 어혈치료는 자궁의 수축과 회복, 즉 임신 전 몸 상태로 돌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오로가 2주가 되기 전에 전혀 나오지 않거나
너무 소량이 나오면서 아랫배 통증이 함께 있나요?
* 3주가 지났는데도 오로가 계속 나오고 있나요?
* 아랫배 통증이 계속되나요?
이중 한 개라도 해당된다면 어혈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어혈 치료는 자궁 수축을 돕고 오로배출을 도와서 어혈을 풀어주는 탕약을 통해 이루어진다.
오로는 산후에 자궁내에 남아 있는 혈이 배출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2-3주일 이내에 배설된다. 처음엔 선홍색을 띠다가 갈색으로 바뀌고, 나중에는 투명한 액체가 나오다가 멈추게 된다. 그런데 자궁수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로가 잘 배출되지 않고 자궁 안에 고여 있게 된다. 그래서 산후에 정상적인 오로배출의 경과를 거치지 않고 오로가 너무 일찍 끊기면서 아랫배의 통증이 있다면 어혈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3주가 지났는데도 계속 오로가 끊이지 않는다면 자궁복구가 지연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어혈치료를 해 주어야 한다.
최근에 제왕절개로 출산한지 한달되는 산모가 병원을 찾았다. 아랫배와 허리의 통증이 너무 심해서 누르는 것은 물론이고 스치기만해도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산부인과에서는 다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그런데 아랫배를 만져보니 아직 자궁이 완전히 수축되지 않아서인지 볼록하게 만져졌다. 어혈을 풀어주는 탕약10일분을 복용하게 되었는데, 역시나 오로가 다시 나오고 아랫배 통증과 허리의 통증이 호전되면서 나중에는 오로도 그치고 아랫배에서 볼록하게 만져지던 것도 없어지게 되었다.
예전에는 오로가 나오는 15-20일 내내 어혈을 풀어주는 치료를 했다. 그런데 요즘은 대부분 출산 후에 자궁수축제를 조금 써 주고, 수술 후 처치도 잘 해 주기 때문에 10일 정도만 어혈치료를 해 주어도 자궁수축이 잘 이루어지고, 어혈증상이 소실된다. 어혈치료를 하지 않고, 어혈이 제거되지 않으면 자궁 내에 어혈이 정체되어 자궁의 징괴, 즉 종양 등의 원인이 되고, 정체된 어혈이 경맥을 막아 순환을 방해하면 팔다리 관절의 통증과 감각이상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산후풍을 발생시키게 된다. 자궁근종, 선근증, 자궁내막증 등의 큰 원인중 하나가 어혈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 어혈이 산후에는 자궁내에 정체되기가 너무 쉬운 것이다. 그래서 이 어혈을 제거하는 치료는 반드시 이루어져야하는 치료이다. 산후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이후에 어혈로 인한 자궁내 징괴형성과 산후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어혈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다.
또 둘째 불임, 즉 속발성 불임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한의학적으로는 첫째때 어혈제거를 제대로 해 주지 않는 것도 둘째 불임의 원인이 된다. 불임치료는 농사짓는 것에 많이 비유하는데, 어혈이 많은 자궁은 돌이 많은 밭으로 비유되고, 산후 보양을 제대로 해 주지 않아 허약해진 자궁은 거름이 부족한 척박한 땅으로 비유된다. 이처럼 둘째 불임의 예방을 위해서도 어혈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다.
유산 후에는 정상 출산보다 더 조리를 잘 해 주어야 하고, 소파수술등을 한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산후에 힘들다고 너무 누워서만 지내도 오로배출이 어려워진다. 오로 배출을 위해 하루 15-20분 정도의 보행은 필수적으로 해 주어야 오로배출이 원활해진다는 것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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