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점] 2008-12-16 | 조회수 : 9,920
소변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소변은 우리 몸을 순환하고 신장의 사구체에서 걸러진 피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신장의 거름 기능, 즉 정화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면 소변의 성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잘 걸러진 피가 소변으로 잘 만들어진다해도, 나오는 길이 막힌다든지, 염증이 생긴다든지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이다.
흔히 소변검사는 건강검진의 단골 기본 항목이다. 그만큼 소변은 우리 몸의 상태를 잘 반영해준다. 기본적인 소변검사 항목은 색, pH, 비중, 혼탁도, 당, 단백질, 적혈구 등이며 여기에 추가로 백혈구, 세균 유무, 기타 전해질과 화학성분의 농도 등을 분석한다. 하지만 병원에서뿐 아니라 집에서도 소변의 색, 냄새, 탁한 정도 등을 잘 관찰하면 신체의 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정상적인 소변 색은 맥주에 약간의 물을 탄 듯한 맑은 황갈색(밀짚색)이다. 하지만 수분 섭취량과 탈수 정도에 따라 거의 무색에 가까운 색부터 진한 호박색까지 다양하게 변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물처럼 더 연해지고,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을 거의 마시지 않아 탈수가 심하게 되면 주황색에 가까운, 때로는 피가 섞여 있다고 의심될 정도의 진한 소변을 보게된다. 물론 이런 경우는 모두 정상적인 상황으로, 다만 몸의 수분 섭취 상태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것일뿐이다.
그런데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당연히 몸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는 신장이나 요관, 방광, 요도 등에 출혈이 있으면 일어날 수 있다. 혈뇨가 나타나는 질환으로는 사구체신염이나 신장암, 신우암, 방광암 뿐 아니라 요로결석이나 급성방광염, 전립선비대증 등이 있다.
이중에서도 신장암이나 신우암, 방광암 같은 악성종양의 경우 통증없이 혈뇨만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결석이나 급성방광염의 경우 옆구리나 하복부, 요도의 심한 통증을 동반하기때문에 혈뇨와 이같은 통증이 동반되는지를 종합하면 혈뇨의 원인질환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눈으로 봐도 알 수 있는 혈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소변 색은 정상이지만 현미경 검사에서만 소변에 적혈구가 검출되는 혈뇨도 있다. 신장주위 미세혈관 출혈이나 아주작은 결석 결정의 참착, 만성방광염, 간질성방광염 등이 있을때 현미경적 혈뇨가 관찰된다. 그래서 혈뇨가 눈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하더라도 건강검진에서 현미경적 혈뇨 진단을 받았을 경우 무조건 신장이 안좋거나 나쁜병이 있다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좋다.
이같은 혈뇨가 있을때 환자들은 대부분 혈뇨의 양이 많으면 굉장히 심각한 병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고, 혈뇨의 양이 적으면 가벼운 병에 걸린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혈뇨의 많고 적음이 원인질환의 심각성에 비례하는 것은 아닌만큼 섞여나온 피의 양에 크게 좌우될 필요는 없다. 여성의 경우 생리 전후 자연적으로 소변에 혈흔이 섞여나올 수 있는 만큼 이 시기 건강검진 받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생리시기에 꼭 검사를 해야한다면 방광 내에서 카테터를 이용해 직접 소변을 받는 방법으로 검사를 받게된다.
소변색이 붉다고 모두다 혈뇨는 아니다. 소변색을 붉게하는 약물이나 식품도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 결핵치료제인 '리팜핀'은 오렌지색 소변을, '비트'라는 야채는 분홍빛 소변을 보게하기 때문이다. 비타민이나 진통제를 복용한 후에는 청록색 소변이 나오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소변이 적색인것은 열(熱)이 있기 때문이고, 백색인것은 허랭(虛冷), 즉, 기(氣)가 허해져서 차가워진것으로 본다. 지나치게 노랗게 되는 것은 간에 열이 있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황달이 되었을 때에는 소변색이 황경피나무의 즙(짙은 노랑색)같다고했다.
소변의 색만큼 맑은 정도도 중요하다. 보통 건강한 상태에서는 소변이 맑다. 그러나 세균에 감염되면 소변은 매우 탁하고 냄새가 역해진다. 또 신장 기능이 떨어져 소변에 이상 단백질이 많이 배출되거나 통풍으로 요산이 소변에 많이 함유되면 소변 색이 탁해진다. 한의학에서도 소변의 맑고 탁한 것을 살피는데, 소변이 탁한것은 열증으로 보고, 소변이 지나치게 맑은 것은 한증으로 보고 치료하게 된다.
흔히 소변에 거품이 많이 나면 당뇨나 신장 기능 이상을 의심하는데, 약간의 거품은 정상적으로도 있을 수 있다. 특히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소변에 거품이 많이 날 수 있다. 소변의 색이나 냄새, 탁한 정도만큼 중요한 것이 소변볼 때 동반되는 증상의 유무다. 소변을 자주보는 빈뇨나 잘 참지 못하는 요절박, 통증이나 타는 듯한 느낌, 아랫배의 불쾌감, 오줌소태 등이 동반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소변은 제2의 혈액이라고 할 만큼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렇게 소변을 잘 살피면 병을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소변, 노폐물이라고 지저분하게 생각하지만 말고, 한번 더 주의깊게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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