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07-05 | 조회수 : 5,731
삼계탕, 그리고 여름 보약
삼계탕, 여름보약
시원하게 내리는 장마비가 더위를 식혀주기는 하지만 30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은 우리를 지치게 한다. 더위에 지친 우리는 팔다리도 무거워져서 움직이기도 싫어지고, 머리도 맑지 않아 공부하는 수험생을 괴롭히고, 식욕 또한 떨어져 부모님을 걱정하게 한다.
이런 더운 여름에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더위를 이기고자 하는데, 얼마전 일반인을상대로 한 여름철 보양음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삼계탕이 1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한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것을 보면 삼계탕은 보신탕과 함께 여름철 보양음식의 대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는 소우주(小宇宙)라 하여 자연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며 생명활동을 해 나간다고 생각한다. 자연계의 만물은 추운 겨울동안 움추렸던 상황을 떨쳐내고 따뜻한 봄과 함께 싹을 틔우고 활동을 시작하고 여름철에는 무성하게 잎을 피우며 왕성하게 생명활동을 하고 가을이 되면 잎은 시들고 동물은 겨울을 대비하여 영양을 몸속에 저장하며 겨울에는 모든 생명활동은 최소한으로 줄여 다시 오는 봄을 기다린다. 인체도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생명활동을 유지해 나가는데 봄에는 신체활동이 서서히 시작되고 더운 여름철에는 생리적으로 가장 왕성하게 외부활동을 하고 가을에는 추운 겨울을 대비하여 영양과 기운을 몸에 저장하고 겨울에는 생리활동을 줄여 다시 봄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년 동안의 생리과정에서 봄과 여름에는 몸 안에 깊숙이 저장되어 있던 기운과 영양이 밖으로 작용하여 움직임이 많아지게 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기운의 일부는 몸 안에 남아 우리 신체의 내부 활동을 하게 해 줘야 하는데 신체 내부의 기운이 부족하게 되면 기능활동이 약해지게 되어 쉽게 지친다거나 식욕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등의 몸이 허약한 증상을 나타내게 되는 경우가 있어, 이를 ‘봄 탄다.’ ‘여름 탄다.’ 등의 말로 표현하게 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봄에는 보약을 처방하여 부족해진 내부기운을 보충코자 한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라 하여 몸을 보하는 처방을 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삼계탕으로 기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와 마찬가지로 여름철에도 반드시 보약처방이 필요한 경우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삼계탕은 여름철의 대표 보양음식으로 우리가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있을까?
위의 설명대로 기운과 영양이 외부로 많이 나가서 신체 내부의 기능이 약해지면 신체 내부는 외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차가워 진 상태에 놓이게 된다. 삼계탕의 원료를 살펴보면 닭, 찹쌀, 인삼, 마늘 등이 기본이고 이와 같은 원료를 뜨겁게 끓여 펄펄 끓는 상태로 대접하고, 곁들이는 반찬으로는 빨간 깍두기, 매운 고추, 양파, 그리고 빨간 고추장을 말할 수 있겠다. 위에 열거한 재료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약성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모두 따뜻한 성질을 가진 음식이다. 따뜻한 기운을 받게 되면 움직임이 활발해 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니 더운 성질을 가진 재료로 뜨겁게 요리하여 뜨겁게 먹는 삼계탕이 부실해져 차가워진 우리 인체의 내부를 따뜻하게 덥혀주고 인삼의 보기작용으로 기운을 보충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선인들은 생활 속에도 한의학적인 지식을 활용하였으며 계절의 특성에 따라 그에 맞는 음식과 처방을 달리하여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자 했던 것이다. 위에 설명한대로 삼계탕은 기가 부족하여 내부 장기의 활동이 떨어지고 냉해진 상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음식이니 속에 열이 많아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음식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더위를 이기고자 하는 노력으로 계절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나 체온조절과 노폐물의 배설활동인 땀으로 약효가 빠져 나갈 것을 걱정 하지 말고 자신의 몸에 맞는 처방으로 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한다면 더욱 현명한 여름나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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