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점] 2008-12-20 | 조회수 : 8,423
과민성방광과 반복되는 냉대하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가진 여성이 심한 냉대하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대의학에서는 이를 ‘질염으로 인해 2차적으로 방광염이 생겼다’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것에서 원인을 찾는다. 빈뇨, 야뇨, 절박뇨가 생기는 것과 동일한 원인, 바로 아랫부분이 차가워졌기 때문으로 본다.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타고난 생명에너지고, 다른 하나는 비위(소화기)가 음식을 소화시키면서 발생시키는 에너지다. 그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생명에너지는 신장에 저장되어 있다. 또한 신장은 성(性)기능과도 관계가 있는데, 성(性)에너지 역시 생명의 근원임을 볼 때 신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님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신장의 생명에너지는 나이가 들 수록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 몸이 차가워지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몸이 차가운 사람은 체질적으로 신장의 에너지를 약하게 타고 났거나, 비위(소화기)의 기능이 약해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를 잘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와 흡수된 에너지를 필요한 곳으로 잘 보내주지 못하는 경우이다.
특히 아래가 차다는 것은 신장의 에너지가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신장의 에너지는 우리 몸의 가장 근본이 되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이것이 약해지는 경우 비위(소화기)의 기능도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신장의 에너지가 해와 같다면, 비위는 해의 에너지를 받아야 빛을 내는 달의 에너지와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한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지면 몸의 아랫부분은 차가워지게 되며, 특히 여성의 경우 해부학적으로도 아랫부분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찬 기운이 들어오기 더 쉽다. 여성의 몸이 이러한 이유들로 차가워지면 냉대하가 발생한다. 물컵에 찬물을 담아두면 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게 되는 것처럼, 몸이 차가우면 분비물 즉 냉대하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을 다른 시각에서 보면 냉대하가 반복해서 생기는 것은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치료, 즉 비위(소화기)나 신장의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치료가 면역력을 높여주어서 냉대하가 생기지 않게 해 주는 것이다.
냉대하의 원인은 차가운 것만이 원인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그 중 하나는 성관계 등의 문제로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방에서는 습열로 보고 찬 약들로 치료하게 되고 양방에서도 소염제 항생제 등의 찬 약으로 치료하게 된다. 그러나 몸이 차가워지고, 면역력이 약해져서 생기는 반복되는 냉대하, 혹은 물처럼 묽게, 양이 많은 냉대하인경우 따뜻하게 해 주는 한방치료가 가장 적합한 것이다. 이렇게 몸이 차서 발생하게 되는 냉대하는 비위(소화기)가 문제인 경우와,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져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감별하는 증상 중에 하나가 바로 소변빈삭이다. 이것은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진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소변빈삭은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다. 이 증상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묽고 양이 많은 냉대하가 함께 있는 경우라면,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져서 아래가 너무 차가워져 발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신장은 방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방광은 방광한수(膀胱寒水)라고 해서 찬 기운을 담당하는 곳이다. 따라서 신장이 약해지면 방광도 약해지게 되는데, 이 때 몸이 차가워지면 방광은 더 차가워져서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지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되며, 심한 냉대하가 발생하고, 나중에는 자궁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 몸이 차가워지면 혈액순환이 나빠지게 되어, 물이 어는 것처럼 어혈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경불순, 자궁의 종양, 불임 등의 자궁 문제까지 발생하게 된다.
과민성방광증후군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중에는 자신이 과민성방광증후군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과민성방광증후군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되어도 많은 사람들이 ‘별것 아니겠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의학적으로는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진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방치할 경우 다른 질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어떤 병이든 초기에 발견하면 더 쉽게 더 빨리 치료할 수 있다. 과민성방광증후군과 냉대하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 하루빨리 전문가와 상담해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건강을 꼼꼼히 챙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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