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점] 2008-11-06 | 조회수 : 9,229
소변을 자주 보는데, 양도 많다면?
‘소변을 자주 보면 양이 적어야 하쟎아요, 그런데 양도 많아요. 왜 그런거죠?’ 과민성 방광증후군을 가진 환자중이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이란 방광 감각 신경이 너무 예민해져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근육이 수축, 요의를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는 현상을 말한다. 소변 횟수가 잦아지는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야간 수면시간에도 배뇨를 하게되는 야간뇨,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등이 증상이다. 이는 방광에서 느껴지는 팽창감각이 과민하거나 방광의 물꼬를 터 주는 배뇨근이 민감하기 때문이다.
2002년 국제요실금학회에서 개정된 정의에서는 절박성 요실금과 상관없이 요절박이 있으면서 빈뇨와 야간뇨가 동반된 경우를 과민성방광증후군이라 정의하였다. 방광염이 있을 때에도 소변빈삭 등이 나타나지만 과민성 방광은 방광염과는 다르다. 방광염은 주로 세균감염에 의한 염증으로 빈뇨와 절박뇨 등 증세는 비슷하나, 배뇨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둘의 구분이 애매한 경우 소염제 복용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과민성방광을 의심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 증후군은 우리나라 40대 이상, 성인 남녀의 약 30%이상이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하다. 2002년 비뇨기과학회 등에서 국내 20-40대 여성 3372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47.8%가 과민성 방광 증세를 보였다. 이는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의 소비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 된다. 카페인이 든 커피. 알코올음료, 감귤류, 주스, 토마토 주스, 탄산음료, 꿀 등이 그런 음식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과도한 스트레스가 잦고, 긴장상태에서 오랫동안 앉아서 업무를 보는 컴퓨터 작업이 늘어난 탓도 있다.
이러한 과민성 방광증후군은 한의학적으로는 방광의 기운이 약해져서 과민해 진 것으로 본다. 마음이 약한 사람이 더 예민한 것처럼 방광이 약해졌기 때문에 더 과민해지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첫째로는 방광기운의 약화 둘째로는 방광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신기능의 약화로 인해 과민성 방광이 발생한다고 본다. 그래서 방광과 신장의 기운을 보강해주는 약재들로 치료하게 된다.
방광은 원래 300-400cc정도가 차야 뇨의를 느끼는 것이 정상인데, 과민성 방광증후군은 소변이 조금밖에 차지 않았는데도, 긴장, 초조, 불안 등으로 교감신경이 방광을 과다하게 자극해서 뇨의를 느끼게 되어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자주 가면서 소변을 조금씩 밖에 보지 않는 것이 과민성방광의 일반적인 증상이다. 그런데 소변을 자주 보면서도 소변량이 많은 경우가 있다. 이것은 한의학적으로 볼 때 신장의 기능이 더 많이 약해진 경우이다.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 왜 소변 양이 많아지게 될까. 날씨가 추워지면 보통사람들도 땀의 배출이 줄면서 소변 양이 늘게 된다. 그것처럼 날씨가 따뜻해도,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 우리 몸이 더 차가워져서 땀의 배출이 줄게 되고, 소변 양이 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변을 자주 보면 양이 적어야 하는데, 양도 많다고 의아해하게되는 것이다.
이렇게 소변을 자주 보면서 양도 많은 사람의 경우에는 소변을 참는 훈련을 해서는 안 된다. 소변을 참는 훈련을 하는 이유는 과민성방광환자들이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배뇨를 해 버려서 방광이 늘어날 수가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 방광용적자체가 작아져 버리기 때문에 나중에는 습관적인 배뇨장애가 생기게 된다.
그런데 소변을 자주 보지만 소변 양이 많은 경우는 방광 용적이 작아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뿐만 아니라 소변양이 방광이 이완될 수 있는 용적을 넘어서도록 참아버리게 되면 방광이 너무 무리가 되어 오히려 방광의 기운을 더 손상하게 된다. 그래서 과민성방광증후군으로 찾아오는 환자 중에 “소변 참는 훈련을 하고 더 심해졌어요” 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소변양이 많은데도 소변을 참는 훈련을 시켜서 방광의 기운이 더 손상되게 된 경우이다.
과민성방광의 치료는 방광을 튼튼하게 해 주고, 지나치게 흥분되어 있는 교감신경을 진정시켜 주게 되는데, 소변을 자주 보는데도 소변양이 많은 경우는 신장의 기운이 더 많이 약해져서 몸이 더 많이 차가워진 경우이므로, 신장의 기운을 더 강하게 보해주는 치료가 들어가야 한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의 빈뇨, 야뇨,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은 한의학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치료해왔던 증상들이다. 그만큼 치료효과도 매우 뛰어난 분야이다. 소변을 자주 보는데도 왜 소변양이 많을까. 현대의학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증상들일 수 있다. 하지만 한의학적으로는 너무나 분명하다. 왜 그런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을 들을 때만큼 답답하고 불안한 것이 없다. 그러나 한의학을 통해 그 분명한 원인을 알 수 있고, 치료받을 수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치료받아 그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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