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09-25 | 조회수 : 6,327
[서주희 원장의 약선칼럼] 사과
완연한 가을이다. 하루가 다르게 높아져 가는 하늘과 외곽 논두렁의 노란 물결이 보는 이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준다. 골목어귀에 과일 파는 아저씨의 리어카엔 빠알간 사과가 보석처럼 한가득 쌓여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는다.
올해는 사과가 풍년이라고 한다. 외국의 사과는 외관만 아름답고 막상 먹으면 달지 않고 시크름해서 실망하게 되는 데, 우리 사과는 충분한 가을 햇빛, 알맞은 밤낮의 일교차 등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생산되어 치밀한 과육과 풍부한 과즙, 새콤달콤한 맛에 향기까지 풍미로와 세계 1위의 품질을 자랑한다.
백설공주가 독이 든 것을 먹을 정도로 그토록 사랑했던 사과. 에덴동산에서 이브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따먹었던 사과. 스위스 독립운동에 불을 당긴 윌리엄 텔이 쏘아맞힌 사과.
우리나라에선 사과박스가 엄청난 뉴스거리까지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이렇듯 사과는 예로부터 먹는 식품으로써 뿐만 아니라 온갖 상징적 의미로도 쓰여져 인류와 참으로 밀접한 과일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사과를 과일의 왕이라고 부르고, 하루에 사과 한 개면 의사가 필요없다는 속담도 있다.
사과의 주요성분은 당분, 유기산, 펙틴, 비타민 A와 C, 칼륨과 칼슘을 포함하고 있는데, 과당이 다른 과실보다 2~5배 많아 소화흡수가 좋으며, 피로물질을 분해시키는 유기산도 풍부해 몸의 기력을 도와주고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한다.
또한 사과속의 팩틴은 유독한 공해물질 흡수를 막하주고 비타민 A와 C는 체액의 산성화를 저지시켜주며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체내의 활력을 넣어준다. 팩틴과 Vit C가 상호작용을 하여 혈중 콜레스테롤를 제거하고 혈압상승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과의 껍질에 항산화물질인 페놀산과 천연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풍부해 면역체계를 자극하고 발암물질로부터 보호해주는 효소를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으므로 가급적 표면을 깨끗이 세척하여 껍질채 먹는게 좋다.
캐나다에서 실시된 연구에는 사과주스에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감기와 상부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는 사람은 사과주스나 사과를 자주 복용하면 좋겠다.
또 근래에 사과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이는 사과가 식욕을 억제하고 혈당치를 서서히 올려 포만감을 지속시켜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사과 다이어트라 하여 며칠동안 사과만 먹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한가지만 먹으며 하는 다이어트는 위장질환을 초래하고 부작용이 따르므로, 체중감량을 목표로 할 때에는 식전에 주먹크기의 사과 한 개씩 먹거나, 간식대용으로 먹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단, 저녁에 먹는 것은 위장에 부담이 되고, 위산 분비를 촉진하여 속쓰림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겠다.
사과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시고 달며 위로 뻗치는 기운이 있기 때문에 속이 허하고 찬 소음인의 변비, 설사, 소화불량, 식체, 감기, 고혈압 등에 쓰면 효과가 있다. 하지만 몸에 열이 많아 물을 많이 마시는 소양인이 장복하면 오히려 열이 생겨 잠이 오지 않거나 가래가 생길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올 가을에는 지인들에게 사과를 선물해보자. 진짜 사과가 들어있는 사과박스를 주면서 쑥쓰러워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을 대신 전해보자. 단 한 톨의 사과도 좋다.
‘사과드립니다’ (아름다움과 건강과 마음까지 드립니다.)
사과차
재료 : 사과 3개, 설탕시럽 1컵, 물 1컵
1) 냄비에 설탕과 물을 넣고 절반으로 졸아들 때까지 달여 설탕시럽을 만든다
2) 사과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후 물기를 닦는다
3) 껍질을 벗기고 8등분하여 씨를 써낸후 1cm두께로 얇게 썬다.
4) 썬 사과를 용기에 담고 만든 시럽을 부워 채워넣는다.
5) 사과차를 끓일 때는 재워놓은 사과를 적당히 덜어 서서히 끓인후 건더기는 건져내고 마시는데 풍미가 월등하다.
사과버무리떡
재료 : 멥쌀가루 5컵, 소금 1작은술, 사과가루 4컵, 설탕 5큰술, 물 5큰술, 밤 1컵, 대추 5개, 불린 검은콩 1컵, 잣 2큰술
1) 멥쌀은 깨끗이 씻은후 물에 8시간정도 담갔다가 바구니에 건져 분량의 소금을 넣고 가루로 빻아 체에 내린다.
2) 사과는 채반에 널어 잘 말리거나, 오븐에 150도 정도에서 살짝 구워 분마기에 곱게 갈아 사과가루를 만든다.
3) 멥쌀가루에 사과가루를 넣고 섞어 체에 내린 후, 설탕 5큰술을 넣고 물을 조금씩 주면서 손으로 고루 비벼 물을 내린 다음, 다시 체에 친다. 일반적으로는 멥쌀가루 1컵에 물 1큰술이지만,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쌀가루를 살짝 쥐었다가 놓고 흔들었을때 깨어지지 않으면 되면 된다.
4) 채썬 대추과 슬라이스 한 밤과 불린 검은콩을 가루에 고르게 섞는다.
5) 시루에 시루밑을 깔고 준비된 재료를 잘 담은 다음 표면에 남은 고명(밤, 잣, 대추)등으로 장식하고 솥이나 찜기에 올려 센불에서 찌다가 김이 오르면 약 15~20분정도 더 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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