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07-30 | 조회수 : 7,818
방광과 수면과의 관계
방광과 수면과의 관계
잠을 잘 자야 방광이 편안하다
잠을 자고 깨는 것과 방광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잠을 자는 동안 심혈관계, 호흡기능, 내분비 기능에 많은 변화가 생기므로,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직접적인 상관성을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의학적으로 방광과 수면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바로 "위기(衛氣)" 때문이다.
위기(衛氣)에서 "위(衛)"는 호위할 위 이다. 우리 몸을 호위해 주는 기운인 것이다. 그래서 외부에서 사기가 들어오는 것도 막아주고, 내 몸의 기운이 새어 나가는 것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위기(衛氣)는 아침에 눈을 뜰 때 눈에서 나온다. 그렇게 나와서 낮동안 활발하게 돌아다니며 우리 몸을 지켜주다가, 밤이 되면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우리 몸은 잠잠해 져서 잠이 들게 된다. 그런데 이 위기(衛氣)가 들어가고, 나오는 곳이 바로 방광이다.
그래서 위기(衛氣)가 약하게 되면 낮 동안에 기운이 활발하지 못하고, 기운이 없고 자꾸 졸리게 된다. 또 위기(衛氣)가 몸 속로 들어가야 잠을 잘 수 있는데, 위기(衛氣)가 몸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밤에도 돌아다니게 되면 잠을 오지 않는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위기의 문제, 수면의 문제가 생기면 위기(衛氣)가 출입하는 방광의 기능은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과민성방광증후군으로 치료받던 한 직장인 여성은 한약과 침뜸 치료로 호전되어 거의 증상이 없다가도 이유없이 갑자기 심해지고, 또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심해지기를 반복해서, 원인을 찾고 있던 중, 배뇨일지에서 수면시간이 늦어지는 날에는 꼭 심해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위기(衛氣)와 방광의 관계를 생각할 때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녀는 회사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의 시간이 너무 짧고, 아까워서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보는 등의 여가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새벽 3,4시에 자고, 7,8시에 일어나는 날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12시 이전에는 꼭 자도록 권했다. 처음에는 환자는 납득이 잘 가지도 않고, 자신이 너무나 소중하게 여기는 그 시간을 포기해야한다는 것이 힘들었는지, 12시 전에 자는 것을 힘들어 했다. 그러나 잠을 잘 잔 날은 방광이 편안하고, 잠을 잘 못잔 날은 힘들어지는 그 환자의 배뇨일지 패턴을 가지고 설득했고, 그녀는 그렇게 따라와 주기로 했다. 역시나 수면패턴을 조정한 후로는 한 달 넘게 증상이 없었고,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그 전에는 한약과 침, 뜸, 식이조절과 배뇨훈련, 그리고 환자들의 불안하고, 조급해 하는 마음을 상담해 주는 것으로 치료해 왔지 환자의 수면패턴까지 관리해 주어야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환자 이후에는 환자들의 수면패턴까지 늘 확인하고, 잠을 잘 자야 방광이 튼튼해지고, 편안해진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특히나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가진 수험생의 경우, 12시 이전에 자야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하지만 '이렇게 한 달만 해 보자' 하고 시작하면 여지없이, 증상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밤과 낮이라는 우주의 시간과 우리 생체 시계가 잘 맞추어서 돌아갈 때 우리 몸이 건강해 질 수 있고, 그렇지 못할 때 건강을 해치게 된다. "인체는 소우주"라 하지 않았던가.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면, 우주의 시간에 생체시계를 잘 맞추어 살아보자. 위기(衛氣)의 순행이 원활해 져서 낮 동안 더 활기가 생기고, 방광도 튼튼하고 편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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